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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 '인생 이모작' 생애설계 교육 절실 361746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MBC FM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50대 후반 여성의 사연을 들었다.
사연인 즉 두 달 후 정년퇴직을 앞 둔 남편이 요즘 초조해하고 신경질적이며 '버럭'하는 경향이 많아져 옆에서 보기에 불편하고 안쓰럽다는 이야기였다. 퇴직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나이가 들어가는데 대한 회한이 맞물려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남편에 대하여 아내는 “그동안 열심히 일하였으니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좀 쉬면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 보라”고 이야기 하지만 당사자인 남편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년퇴직을 할 정도면 안정되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였는데 무엇이 아쉽고 미련이 남느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직장이나 고위 직급에 근무한 사람일수록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더 어렵다. 이제 생명력이 다하여 사회적으로 용도폐기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자존감 상실과 공허함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생로병사를 거치고 직장생활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퇴직을 해야 한다. 어디서 어떻게 근무를 하였든 죽음처럼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현실이다.

그런데 재직 중에는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도 있고 하루하루 업무에 쫓겨 살다보면 그런 고민을 다음으로 미루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 후의 삶에 대하여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저 그 일이 '나에게 닥쳤을 때 그 때 생각하면 되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기업이나 고용주도 종업원에 대한 노동력을 활용할 뿐 퇴직 후의 종업원의 삶에 대한 생애설계 교육은 회사가 의무적으로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서는 정년퇴직을 앞 둔 사람들에 대하여 퇴직 또는 전직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생애설계에 전반에 대한 교육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보편화 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 퇴직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은퇴 또는 실직에 대한 충격으로 힘들어 한다. 한 직장에서 오래 다녔던 사람일수록 그 충격은 더 크게 느껴진다.

지난 3년간 필자는 S그룹의 한 계열사에서 사내교수로 재직하면서 50세 이상 재직 중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1주에 2시간씩 10주간 20시간의 생애설계교육과 개인별 3시간의 상담을 진행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의 삶에 대하여 특별한 생각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기업의 업무가 항상 바쁘고 직급이 높을수록 회의나 의사결정을 해야 할 업무가 많기 때문에 퇴직 후의 삶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할 여력이 없는 것도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교육을 도입 할 당시에는 임직원의 생애설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강제적인 의무교육이 아니어서 '교육을 이수하면 회사로부터 퇴직을 강요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참여율이 저조하였지만 꾸준히 계속한 결과 좋은 교육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참여자가 많이 늘었다. 또 매너리즘에 빠질 즈음인 회사 생활에도 활력소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교육을 수료한 어떤 부장은 “매일 일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이런 교육을 받으니 내 인생을 돌아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젠 퇴직이 두렵지 않으며 퇴직 후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지금부터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축을 담당해 온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고 있는데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해 보질 못하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들이 다녔던 직장에서도 은퇴이후의 삶에 대한 어떤 교육도 제대로 시켜주질 못했다. 이전 세대에 비하여 학력, 경력,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은퇴 후 특별한 일 없이 소일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업과 국가는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생애설계 교육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은퇴나 퇴직 후에 그들이 가진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고 자존감을 회복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은 월급 몇 푼 더 주는 것 보다 기업에 대한 종업원의 애사심을 고취시키고 복리후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종업원이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더라도 그 회사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평생 고객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안이기도 하다.
  
성희롱예방 교육, 보건·안전 교육, 개인정보보호 교육 등과 같이 종업원에 대한 생애설계교육이 법정화 되면 재직 중에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어 퇴직 또는 은퇴  이후 겪게 되는 심리적인 고통을 경감하고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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