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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에 대한 단상 362060

2018. 9.13. 정부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인상 및 과세대상 확대와 같은 조세 정책이었다.

거듭 발표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르고 있는 집값을 잡기위한 정부의 고육책 또는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는데, 헌법의 관점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자.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결국 제한된 재화인 부동산의 소유권이 소수에게만 집중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것으로, 올해 개헌 논의속에서 대두된 '토지공개념'에 관한 논쟁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적 소유는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토지의 소유와 이용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로, 1980년대 후반 꾸준하고 가파른 지가 상승, 부동산 투기 및 그에 따른 부의 왜곡된 분배 등의 문제를 시정하고자 그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현행 헌법에는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 최근 개헌 논의에서도 토지공개념을 명문화할 것인지에 관하여 논쟁이 있었다.

헌법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제23조 제2항)",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제122조)"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만으로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의 소유권 취득 및 그에 따른 권리 행사 자체에 관하여 과도한 규제를 가하거나 강력한 조세정책을 실시할 헌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헌법 제23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에 의해 이미 보장된 '재산권의 행사'에 관한 규정으로 부동산의 소유권 집중을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볼 수 있고, 헌법 제122조 역시 국가가 국토를 이용ㆍ개발 및 보전하는 과정에서 사인에게 일정한 제한과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국토의 이용, 개발 및 보전'에 관한 국가의 권한에 부동산의 소유 현황을 적정하게 분배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헌법 제35조 제3항은 "국가는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마찬가지로 '쾌적한 주거생활'이나 이에 관한 국가의 '노력' 의무를 무한정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행 헌법이 집값 안정을 위한 강력한 조세 정책을 충분히 뒷받침할 문언상의 분명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은 기존 헌법재판소의 선례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면서 1989. 12. 30.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으로 불린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이 제정되었는데, 현재 개발이익환수법만이 남아 있고 다른 두 법은 폐지된 상태다.

택지소유상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소유목적이나 택지의 기능에 따른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200평으로 소유상한을 제한함으로써, 어떠한 경우에도, 어느 누구라도, 200평을 초과하는 택지를 취득할 수 없게 한 것은 적정한 택지공급이라고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토지초과이득세법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토지초과이득세가 계측의 객관성 보장이 어려운 미실현이득이고, 양도소득세의 예납적 성격임에도 이에 관한 세율체계를 단일비례세로 한 것은 납세자 사이의 실질적 평등을 저해하고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2005. 1. 5.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종합부동산세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해 ①세대별 합산에 관한 규정은 부부별산제의 취지에 반하며 자산소득에 대하여 부부간 합산과세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선례에도 반하고, ②과세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 없이 주택 보유의 정황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다른 일반 주택 보유자와 동일하게 일률적 또는 무차별적으로 재산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고율인 누진세를 적용하여 결과적으로 다액의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집값'에 관한 부동산 정책은 워낙 뜨거운 논쟁거리이고 이에 토지공개념이라는 철학적, 이념적 문제까지 더해진다면 논쟁이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하여 구체적 의견을 제시하기에는 지면상의 한계가 있고, 현재 단계에서 정부의 이번 부동산 정책의 효력 및 실효성 등을 논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다만 헌법의 관점에서 한 가지 첨언하자면, 상대적으로 덜 논쟁적이고 헌법상 근거도 분명한 지역간 균형발전을 통한 집값 안정화 정책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헌법 제123조 제2항은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국토의 균형발전 자체에 반대할 논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며 위 규정은 '노력'이나 '할 수 있다'와 같은 표현이 아니라 '의무를 진다'는 방식으로 국가의 의무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현재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은 서울과 주요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써 수요-공급의 법칙을 참고한다면 집값 상승이 문제되는 지역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경제학의 기본 논리에 따르면 공급을 늘리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겠지만, 일정한 수요가 유지된 상태라면 새로 공급되는 물량도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증가된 물량에 대한 기대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다.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수요 자체를 억제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헌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헌법 제123조 제2항의 취지를 살려 장기적으로 다른 지역의 경제 및 생활 환경을 높여 자연스럽게 서울과 수도권의 수요를 줄이는 정책을 고려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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