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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세금내는 것 당연한데…'구광모의 선택' 왜 주목받나 36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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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LG家 자녀들이 선친인 故구본무 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발생한 거액의 상속세를 법대로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어지간해서는 깨지지 않을 역대 최고액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액에 크게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LG家의 선택이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꼼수'를 부리지 않고, 세금을 내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 많은 재벌가들이 조금이라도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동원하며 몸부림치다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들의 선택. 이들이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내야 할 세금이 얼마길래...

아직 확정적인 세금 납부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구광모, 구연경, 구연수 등 LG家 자녀들이 낼 상속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벌가 상속세 납부액 중 최상위는 교보생명이었다.

지난 2003년 신용호 전 교보생명 회장이 사망한 이후 유족들은 비상장주식과 부동산 등 3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물려받아 184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가장 최근에는 오뚜기 설립자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사망(2016년)하면서 지분을 상속받은 함영준 회장이 1500억원의 상속세를 신고한 케이스다.

일시적 자금부담이 워낙 커 이를 분산하기 위해 함 회장은  5년 동안 나눠서 납부(연부연납)하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오뚜기는 '갓뚜기'라며 브랜드 이미지가 확 달라지는 무형의 효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LG家 자녀들이 낼 세금은 얼마나 될까. 표면적으로 드러난 액수 계산은 대단히 심플하다.

구 회장은 지난 1일 선친인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512만2169주를 상속받아 15%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가 됐고 남매인 연경씨는 346만4000주(2.9%), 연수씨는 87만2000주(0.7%)를 물려받았다.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家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재산분배다.

세 남매는 물려받은 지분에 따라 각각 상속세를 납부하게 된다.

상속세가 피상속인이 사망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자신신고해 납부해야 하는 세목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세 남매의 상속세 신고·납부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5월20일 별세했다. 

현재 LG의 주가는 6만6400원(11월6일 기준)으로 구 회장이 상속받은 주식의 가치는 1조41억원, 연경씨는 2300억원, 연수씨는 579억원 등 총 1조2920억원 규모다.

하지만 주식가치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전후 2개월의 평균가격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지금의 주식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구본무 회장이 사망했던 5월 전후의 LG 주가는 7만9000원으로 현재는 약 1만3000원 가량이 하락했지만 과세표준 계산은 7만9000원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세 남매는 총 1조5371억원의 가치가 있는 지분을 상속받았다. 현재 가치보다 약 2000억원 이상 높은 셈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상속받으면 20% 할증 규정이 적용되는데 세 남매는 모두 구본무 회장의 특수관계자로 1조5371억원에 20%를 더한 1조8445억원이 과세표준이 된다.

여기에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적용하고 신고세액공제 5%(461억원)을 적용하면 8761억원이라는 상속세액이 나온다.

만약 현재의 가치(6만6400원)대로 상속세액을 계산한다면 7365억원. 10월 한달 '공포'가 지배하며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때'를 잘 만나지 못하면서 1390억원의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액수가 최종 확정액이 아니라는 부분이다.

상속세는 자진 신고납부가 원칙이지만, 자진 신고납부 후 국세청의 세무조사(상속세 조사)를 거친 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상속세 조사는 상속인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조사.

상속세 부과제척기간이 일반적인 경우 10년, 사기기타 부정한 방법의 상속이 이루어진 경우 15년이 적용되는데 이 기간 동안 사전 증여 등을 통해 재산 이전됐는지, 재산 이전에 따른 관련 세금이 적정하게 납부되었는지 여부를 국세청이 검증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자진신고 후 3개월 이내 국세청에서 조사를 진행해 최종 세액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세금의 액수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늘어날 수도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의 경우 3000억원의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1340억원의 상속세를 자진납부했지만 국세청의 조사 이후 500억원을 추가로 납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속세 조사는 일반적으로 관할 세무서가 진행하지만, LG家는 '체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지방국세청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보는 눈이 많을 뿐더러 사회적으로 일종의 '이정표'가 될만한 사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상속세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LG家 자녀들은 막대한 액수의 세금을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에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어려울 경우 5년 동안 나눠서 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연부연납 제도인데, 만약 세 남매가 내야 할 상속세가 8000억~1조원으로 결정된다면 연 2000억~2500억원 정도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상장주식이든 비상장주식이든 물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현금'을 마련해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류계열사인 범한판토스 지분을 매각한 것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LG家의 '정도납세' 선택, 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왜 LG家 자녀들이 다른 재벌가들처럼 쉬운 길(?)을 놔두고 정도(正道)를 택했을지 여부다. 특히 재벌들이 종종 써먹는 '공익법인'을 활용한 절세법 등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는 LG家를 포함한 재벌들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등이 결코 유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약식기소'로 결론이 났지만 검찰이 최근까지 LG그룹 총수일가의 탈세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점, 수사 초반, 대대적인 압수수색 등을 실시하며 LG 총수일가의 대내외 이미지가 실추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꼼수를 쓸 형편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反)대기업 정서가 여전한 상황에서 편법을 동원해 세금을 줄이려 했다가 추후 세무조사 등을 통해 문제가 불거지면 값을 따질 수 없는 브랜드 및 총수일가의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또 최근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정부 당국의 사정 움직임도 감안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공익법인이 공익사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출연받은 재산은 상속·증여세가 면제되는 규정을 악용하는 대기업들을 막겠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방침. 공익재단이 대기업 계열의 주식을 출연받고 대기업 총수일가가 공익재단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면 그룹 내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

LG그룹은 총 7개의 계열 공익법인을 거느리고 있다(전체 총자산 9659억9900만원).

이를 핸들링 하고 있는 국세청이 최근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전수검증에 착수한 상태인데다 별도의 세무조사 기준까지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상속세 문제에 직면한 LG家 입장에서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한 선택으로 큰 '위험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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